Arena (13) 썸네일형 리스트형 to. 월영님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전력 드림/나루미야 메이] 어리광 기분 나쁜 소독약 냄새가 연신 코를 찔러댔다. 메이는 아무 생각없이 눈 앞에 펼쳐진 하얀 천장만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이왕 보건실에 온 김에 한숨 자볼까 싶었지만 막상 침대 위에 누우니 쉬이 잠이 오지 않았다. 그래도 한결 편해진 것이 마사상 말대로 감기 기운이 있는건 확실한 모양이다. 항상 마운드 위의 중압감 넘치는 모습으로 있던 이나시로의 에이스가 보건실 침대에 얌전히 누워있는 모습이라니, 아는 사람이 보면 놀랠 ‘노’자가 아닐까. 그 때문에 ‘여름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며 아침부터 야구부 선배들의 놀림감이 된 것을 생각하면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 오전 수업 시간이라 그런지 복도는 조용했거니와 보건실에 메이 말고 다른 학생은 없었으며, 보건 선생님도 다른 용무를 보러 잠시 자리를 비우셨다. 혼자 .. [전력 드림/니시노야 유우] 다른 세계 "좋았어!" 파이팅 넘치는 목소리가 아오바죠사이 체육관에 울러 퍼졌다. 시각은 방과 후. 교내 학생들이 한창 부활동을 진행하고 있을 때 였다. 오늘 아오바죠사이 배구부의 훈련은 홍백전. 레귤러와 백업 멤버를 적절하게 섞은 뒤 두 팀으로 나누어 대전하는 것이었다. 시합 개시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고 시작된 두 팀의 경기는 도저히 부내 연습 경기라고는 할 수 없을 정도였다. 말 그대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모습이었다. 인터 하이가 얼마 남지 않아서일까. 평소보다 센 훈련 강도에 지칠 만도 하건만, 멤버들은 불평불만 한 마디도 내놓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질까보냐 더 하겠다며 떼를 쓰는 수준이었다. 말 그대로 열혈, 그 중에서도 열정이라면 자칭타칭 최고라 할 수 있는 소년이 있었다. "아…… 유우, 방금 그게 뭐.. [전력 드림/오이카와 토오루] 오랜만이야 "안 탈거야?" 다른 생각에 정신이 팔려 하마터면 엘리베이터를 놓칠 뻔 했다. 마음 같아서는 다음 엘리베이터를 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그럴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하이힐을 신고 허겁지겁 달려온 탓인지 뒤늦게 발 뒷꿈치가 아파오는 것 같았다. 고통을 표출할 틈도 없이 굳어진 표정을 한 채, 움직이지 않을 것만 같던 발을 한 걸음 떼었다. 이윽고 문이 닫히자 순식간에 어색한 공기가 두 사람을 감쌌다. "오랜만이네, 그 동안 어떻게 지냈어?" "…" "유리하쨩은 더 예뻐졌네." "…" "유리하쨩은 나 보고 싶지 않았어? 난 보고싶었는데." 그렇다, 두 사람. 유리하는 다신 마주칠 일 없을거라 생각했던 오이카와 토오루와 단 둘이 이런 공간, 이런 상황에 놓여있다는 것이 굉장히 어이가 없었고 또 껄끄러웠다.. [전력 드림/토가네 치아키] 마주보다 그의 연주는 소녀의 감탄을 자아냈다. 방과 후 조용한 교내 음악실에는 치아키와 리호 단 둘만이 있었다. 오늘은 왜인지 꼭 그의 연주가 듣고 싶다던 그녀의 요청이었다. 당연히 거절할 줄 알았는데 웬일로 그는 흔쾌히 수락해주었다. 특별히 거절할 명분이 없었고 마침 그도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싶던 참이었다. 가만히 치아키의 연주를 듣던 리호는 그야말로 넋이 나가있었다. 현란하면서도 섬세한 손놀림에서 태어나는 멜로디가 단 번에 그녀의 귀를 감싸 안았다. 창 밖에는 오전부터 계속된 비가 내리고 있었다. 아직 한 여름, 오후 5시를 조금 넘긴 시간임에도 한 밤중인 것 마냥 캄캄했다. 오늘은 부활동도 없는 날이라 대다수 학생들이 바로 귀가를 한 탓에 교내가 유난히 더 조용했다. 때문에 치아키의 바이올린 소리는 마치 커.. [전력 드림/이카르트] 아름다운 눈동자 무서울 만치의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아마도 며칠 전부터 날씨 예보에서 떠들던 태풍이 빅토리아 아일랜드를 강타한 것이리라. 에레브로 귀환하기 위해 나무 승강장에 도착한 이카르트와 리피에겐 하늘 배를 띄울 수 없는 비보만이 날아들었다. 그렇다고 마을로 다시 돌아 갈 수는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비바람은 더욱 거세졌다. 게다가 여섯 갈래 길에서부터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인해 두 사람의 모습이 말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물에 젖은 생쥐 꼴 그 자체. 그런 그들이 안쓰러웠는지 머지 않아 작은 휴게실로 안내 받을 수 있었다. 승무원의 작은 배려였다. 곧 담요 두 장을 가져다 주며 태풍이 약해져 배를 띄울 수 있을 때까지 몸을 녹이고 있으라고 했다. 리피와 이카르트가 순서대로 감사의 인사를 건네자 승무원은 작.. [쿠르스 쇼] 우리 둘의 사이를 정의하자면 톡! 하고 캔 뚜껑 따는 소리가 짧게 울리더니, 단 숨에 목 뒤로 벌컥벌컥 음료수를 들이켰다. 이어서 '캬-'하는 시원한 끝 맺음까지, 모든게 정해진 순서 마냥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오늘은 특집 방송의 녹화가 있는 날이다. 인기 아이돌을 총 집합 시킨 방송이기에 아직은 신인이지만 데뷔하자마자 엄청난 스포트라이트와 높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스타리시도 게스트로서 참여하게 되었다. 장시간의 리허설이 끝나고 짧게 주어지는 휴식시간을 틈 타 쇼는 멤버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대기실을 빠져나왔다. 이제는 좀 익숙해질만도 하건만 아직도 방송은 어렵기만 하다. 스타리시의 무대 외에, 다른 연예인들과 함께 하는 방송은 항상 긴장하게 되는 쇼였다. 대부분 하늘 같이 높은 선배들이기에 더욱 그랬다. 성격이 워낙 붙임성 좋고.. [전력 드림/코즈메 켄마] 답례 "이거 뭐야?" "열어 봐, 열어 봐!" 켄마는 리세가 건낸 빨간 포장지로 둘러 싸인 물건을 빤히 들여다 보았다. 그리고는 특유의 느릿한 동작으로 조심스럽게 포장을 뜯어 내기 시작 했다. 그 모습을 리세는 한 껏 자신감과 만족감이 들어찬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내 포장 안에 숨겨져 있던 물건이 모습을 드러 냈다. "게임이잖아…" 그것도 한정판. 이거 구하기 되게 힘들텐데, 내가 갖고 싶어한 건 어떻게 알았지? 켄마는 평소같으면 동요하지도, 놀란 기색도 표하지 않았을 텐데 지금은 굉장히 깜짝 놀랐다는 것을 여과없이 얼굴로 드러내고 있었다. 리세가 준 게임 소프트는 불과 이틀 전에 출시 된 인기 게임의 한정판이었다. 시중에는 단 5천 개만이 풀린다고 했을 터. 판매량이 100만 장을 웃도는 데 그렇게 적.. 이전 1 2 다음